가을 구근 심기 (1) 잡동사니

글라디올러스 구근입니다. 구근은 가을에 심는 걸 추식 구근, 봄에 심는 걸 춘식 구근이라고 합니다. 글라디올러스는 봄에 심는 춘식 구근이지만, 미리 가을에 심어 정리해놔도 무방합니다. 굳이 겨울에 캐두는 건, 글라디올러스가 추위에 약한 식물이라 중부 이상 노지에선 구근 상태라 해도 월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캐둔 구근을 얼지 않는 정도의 저온에서 보관한 뒤, 20도 내외의 기온일 즈음 꺼내 심는 겁니다. 글라디올러스도 더위에 약해 가을쯤 심어 봄~초여름경 꽃을 보는 추식 계통과 봄~여름 사이에 심어 초여름~여름 사이 꽃을 보는 춘식 계통으로 나뉘어지는데요. 보통 큰 꽃을 피우는 절화용 글라디올러스는 춘식 계통입니다. 제가 기르는 것 중 글라디올러스 나누스가 가을에서 봄 사이 심는 추식 글라디올러스입니다. 사진으로 보시는 건 보통 글라디올러스.

스노우 플레이크 구근인지 수선화 구근인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이름표를 빼버려서;;; 같은 수선화과 식물이라 잎이 자라기 전에는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스노우 플레이크 잎이 좀 더 얇거든요.

화분에서 기를 경우 매년 한 번씩 화분을 엎습니다; 흙이 단단하게 뭉쳐있는 걸 부숴주고, 소모된 양분이나 필요 요소 등을 보충해주기 위해 비료를 넣거나 새 흙으로 교체해줍니다. 사진으로 보이는 건, 딸기를 다 뽑아버리고 새 흙을 추가한 모습입니다. 수선화 구근을 나란히 심기 위해 골을 파놓은 거예요-_-;;;

요렇게 구근을 적당한 깊이로 넣은 후.

흙을 덮어줍니다. 화분에서 기를 경우 바닥까지의 높이도 고려해서 심도록 합니다. 너무 깊게 심으면 새순이 올라오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 외에, 바닥에서 올라오는 습기와 냉기를 맞아 구근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작은 화분에 나눠심는 것보다 넓고 큰 화분에 모아 심는 편이 좋구요. 구근 사이의 공간이 넉넉하면 그만큼 튼실한 꽃을 피우고, 빡빡하게 심으면 꽃이 작게 핍니다.

수선화는 추위에 강하고, 반양지에서도 잘 자라는 강건한 식물이라 좋아합니다. 구근을 심고나서 흙이 바짝 마른 것만 아니면 따로 물을 주진 않습니다. 굳이 흙이 말랐다 싶은 경우, 구근을 심기 전에 먼저 물을 부어 배수 상태를 확인하고 심습니다. 올해는 제가 건조 구근 종류를 안 심었는데요_-;; 아네모네, 라넌큘러스, 에란시스와 같이 습기에 약한 건조 구근의 경우, 먼저 물을 부어 흙이 적당한 습기를 머금게 한 후 심도록 합니다. 구근 먼저 심고 물을 주면 습해서 썩기 쉽거든요.

어쨋든 겨울동안은 공기가 건조한데 반해, 기온이 낮아 흙 속의 수분은 증발이 매우 더딥니다. 그래서 윗흙은 마르는 반면, 속흙은 오래도록 습하다는 게 특징이죠. 겨울 중 식물이나 구근을 썩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가, 이런 계절적인 특성을 깜박하고 윗흙이 말랐다고 물을 막 주기 때문입니다.

이건 구근을 캐지 않고 내버려둔 화분입니다. 여름에 캐서 보관해야하는 구근의 경우-_- 구근을 어떻게 보관해야하느냐가 제일 고민이더군요. 구근을 캐놓는 이유 중 하나가, 잎이 마르고 식물이 성장활동을 멈춘 상태에서 비를 맞으면 뿌리가 썩어버리기 때문이거든요. 흙에 묻어 비가 안닿는 곳에 둔다, 종이나 신문지 등으로 싸서 실내보관한다, 그대로 방치하되 일년초가 자라든 잡초가 자라든 내버려둔다. 이 셋 중에서 마지막 그대로 방치하되 윗흙에 일 년생 식물이 자라도록 내버려두는 게 가장 낫더군요. 일 년생 식물들이 알아서 뿌리를 뻗고 흙 속의 습도를 조절해주니까-_-;;;; 무스카리, 수선화, 프리지어, 스파락시스, 바비아나가 때 되니 알아서 싹 트고 있습디다; 개인차나 환경 차이가 있겠지만;; 3년 동안 관찰 결과, 저희 집은 그렇네요 -_-);; 그래도 심는 시기가 오면 한 번씩 캐냈다가 다시 심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건 제주 수선화입니다. 제주 수선은 가을에 잎이 자라 겨울 중 꽃이 핍니다. 괜히 제주도에서 기르는 게 아닙니다[....] 그 외의 지역에선 겨울 중 꽃이 피다가 얼어버리거든요. 실내에서 관리해줘야 합니다. 잎을 자르면 꽃이 안 핀다는데, 작년에 제가 관리를 잘못해서 어찌되려나 모르겠습니다.

오늘부터 분갈이 시작했습니다. 작업 도중 찍은 사진입니다. 제 로망이 붉은 석산밭에 드러누워보는 건데+_+ 그건 어려울 듯해서 포기하고; 대신 하얀 수선화를 한 가득 피어보렵니다. 오늘 심은 건 전부 흰색 수선화예요 -_-); 어쩌면 다른 종류가 섞여있을 수도 있지만+_+ 제가 수선화만큼은 엄청 좋아해서, 집에 기르는 식물 중 가장 많은 개체수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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